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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으면 아플까 걱정"…불안감이 실제 신체 노화 부른다
나이가 들면서 건강이 나빠질 것을 두려워하는 주관적인 불안감이 실제 신체의 생물학적 노화를 가속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대학교 글로벌 공중보건대 연구팀은 미국 국가 건강 조사(MIDUS)에 참여한 성인 여성 726명을 대상으로 '노화에 대한 불안'이 후성유전학적 노화(환경이나 심리적 요인에 의해 유전자 기능이 변하는 현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는 여성이 겪는 외모나 임신 능력 저하보다, 건강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세포 수준의 실제 노화 속도와 깊은 연관이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의 노화 불안을 '매력 감소', '건강 악화', '생식 능력(임신) 저하'라는 세 가지 구체적인 영역으로 나누어 측정했다. 생물학적 노화 정도는 참가자들의 혈액 샘플에서 추출한 유전자(DNA)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이를 위해 몸에 누적된 전반적인 생물학적 손상을 추정하는 '그림에이지2(GrimAge2)'와 현재 진행 중인 생리적 쇠퇴 속도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더네딘페이스(DunedinPACE)'라는 두 가지 최신 노화 측정 지표를 활용했다. 전체 연구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50.4세였다.
분석 결과, 건강이 나빠질 것에 대한 불안감이 큰 여성일수록 현재의 노화 속도를 나타내는 더네딘페이스 지표가 뚜렷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건강 악화 불안 수치가 높아질 때마다 이 노화 지표는 0.07 표준편차만큼 가속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전체 참가자 중 건강 악화에 대한 불안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18.3%에 불과했다. 반면, 매력이 떨어지거나 임신 능력이 저하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은 두 가지 생물학적 노화 지표 모두와 의미 있는 연관성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건강을 잃을 수 있다는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체내 반응 시스템을 자극하여 실제 신체 기능 저하를 앞당길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흡연이나 음주, 체질량지수(BMI)와 같은 일상적인 건강 행동 요인을 고려했을 때 이 연관성은 다소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0.02 표준편차 증가). 이는 건강에 대한 불안감이 해로운 생활 습관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생체 노화 지표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의 제1저자인 마리아나 로드리게스(Mariana Rodrigues)는 "노화에 대한 특정 영역의 불안, 특히 건강 악화에 대한 두려움이 생물학적으로 발현되어 노화 과정을 앞당기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결과는 주관적인 노화 경험이 신체의 생리적 기능 저하로 이어진다는 모델을 뒷받침하며, 향후 노화 관련 불안이 여성의 실제 노화 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장기적인 추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Aging anxiety and epigenetic aging in a national sample of adult women in the United States':미국 성인 여성 국가 표본에서의 노화 불안과 후성유전학적 노화)는 지난 2025년 11월 '사이코뉴로엔도크리놀로지(Psychoneuroendocrinology, 정신신경내분비학)'에 게재됐다.